Dilluti0n의 블로그

해당 주제에 대해 토론할 때, “인간의 기준이 뭐냐?” 는 질문에 “인간으로부터 태어나면 인간이다.” 라고 답했다. 로봇과 분리되는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요소가 “태어난다” 라는 주장이 아니라, 단순히 해당 정의가 인간과 같은 지적 수준을 가진 로봇과 인간을 완벽하게 구분할할 수 있는 정의이기 때문이다.

로봇의 인권 부여에 반대하는 쪽에서 “로봇이 인간과 동등한 지능을 가지더라도 인간과 로봇을 구별하게 하는 고결한 뭔가가 있다.” 라는 주장을 했다는 맥락에서 위 질문이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조건” 을 함의하게 되는 것 같은데, 나는 애초에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이를테면 치타가 다리를 빠르게 움직여 사냥에 적합하도록 진화한 것처럼, 인간은 인과를 파악하는 능력을 발전시켜 생존하도록 진화한 종이다. 인간이 그것 이외의 고결한 뭔가를 지녀 다른 동물과 다르다고 생각하지 않다.

인과를 파악하는 능력은 고결하거나 완벽한 뭔가가 아니다. 이전에 인간은 자연현상이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범위에 이르면 신이라는 존재를 도입해서 이해하려고 했다. 관측기술이 발전한 현대에도, 사람들은 우주가 대폭발로부터 만들어졌다는 걸 받아들이면서도 그것이 일어난 원인을 찾는다. 어떤 사람들은 세상이 시뮬레이션이라고 믿기도 한다. 이런 현상은 인과 위주 사고방식의 한계이며 고차원적 사고능력을 가진 존재들에게는 그것이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나는 애초에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 고결한 뭔가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인간이 다른 모든 동물에 비해해 비대칭적으로 우월하게 느껴지는 것은, 다른 동물들에게도 조금씩 있는 이 인과 파악 능력이 가장 강력한 능력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날카로운 이빨 대신에 이 능력을 진화시켰을 뿐이다.

그러므로 만일 로봇이 인간과 동등한 지능을 가졌다면, 그것은 인간의 생물학적 한계를 초월한 상위호환이다. 우리 인간은 종의 보존이라는 측면에서 로봇에게 대체당하지 않기 위해 로봇을 이등 시민으로 강등시키고 통제해야 생존해갈 수 있을 것이다. 위 정의는 그러한 사회에서 로봇과 인간을 구분하는 법적 정의로서 적합하다.